[대한기자신문 송면규 논설위원(박사)]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가 의도적으로 불협화음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청중의 긴장을 끌어내고, 작품의 메시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조직과 사회도 마찬가지다. 때때로 일부러 갈등을 드러내거나, 이견을 강조하는 ‘전략적 불협화음’을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려 한다. 그러나 잘못 쓰인 불협화음은 단순한 잡음으로 전락하고, 사회적 피로를 가중시키며, 결국은 공동체의 신뢰를 무너뜨린다.
때로는 정부 스스로 갈등을 연출하기도 한다. 정책을 밀어붙이기 전, 사회적 저항을 미리 끌어내고, 일정한 논란을 거친 뒤 합리적인 중간 지점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은 일종의 완충 장치가 되기도 한다.
기업 경영에서도 이 개념은 낯설지 않다.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는 조직은 창의성이 사라지고, 경직된 체계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최고경영자는 의도적으로 내부의 경쟁 구도를 만들거나, 일부러 비판적 목소리를 살려 긴장감을 유지한다.
조직의 성장을 위해 갈등을 도구화하는 셈이다. 스타트업의 혁신, 대기업의 변신 뒤에는 이런 ‘전략적 불협화음’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불협화음이 ‘전략적’이 아닌 경우다. 정치권에서의 끝없는 정쟁은 합의 없는 대립으로 흐르며, 결국 사회 전체를 피로하게 만든다. 기업에서의 무분별한 경쟁 유도는 인재의 소진과 불신을 초래한다. 전략이 되려면 분명한 목표와 합의의 출구가 있어야 한다. 음악에서 불협화음이 울려 퍼진 후, 결국은 조화로운 화음으로 해소되듯이 말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수많은 불협화음을 경험하고 있다. 정치적 진영 갈등, 세대와 지역의 대립, 노동과 자본의 충돌까지 어느 하나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 불협화음이 전략적으로 조율되고 있는지, 아니면 무책임하게 방치된 혼란인지에 따라 사회의 미래가 갈린다.
지도자와 리더에게 요구되는 역량은 갈등을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불협화음을 어떻게 전략으로 승화시켜 새로운 화음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전략적 불협화음은 양날의 검이다. 적절히 사용하면 혁신과 통합을 이끄는 동력이 되지만, 남용하거나 무책임하게 방치하면 공동체를 해체하는 독소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