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
남현설/ 시인, 권대근문학상운영위원회 사무국장
서울은 잃어버리기를 시작했다
늙은 간판이 뜯기고
오래된 이름들은 버려졌다
건물은 외투를 갈아입었고
그림자가 지워진 골목에선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말없이
천천히
철거촌 버점 낀 아이의 얼굴은 잊혀졌고
도시는
연극처럼 조용해졌다
누구도
울지 않았고
토닥여 주는 손길도 없었다
그 여름
흙먼지 속에 눈 감던 사람들
담장 너머로 피어난 불빛들은
말을 잃었다
그해 서울은
무대였고
무대는
누군가의 집을 가린다

▶약력
포항 출신, 2023년 에세이문예 시 등단, 2025년 에세이문예 수필 등단, 2024년 에세이문예작가상 수상,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권대근문학상운영위원회 사무국장,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이사, 에세이문예 편집차장, 다스림부산 동인
녹조근정훈장 수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