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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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현설 시인은 포항 출신, 2023년 에세이문예 시 등단, 2025년 에세이문예 수필 등단, 2024년 에세이문예작가상 수상,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권대근문학상운영위원회 사무국장,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이사, 에세이문예 편집차장, 다스림부산 동인 녹조근정훈장 수훈

그날의 골목

 

 남현설/ 시인, 권대근문학상운영위원회 사무국장

 

골목이 숨을 죽였다

청춘의 웃음이

바람 속으로 흩어지고

그림자 속에 멈췄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159개의 별들

허망함이

가슴을 눌러 숨조차 잃게 한다

그날

국가는 없었다

믿음은 모래처럼 흩어지고

어둠은

슬픔과 분노를 끌어안았다

아픔은 바람에도 지워지지 않고

이름들은

손끝에

숨결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골목은

일어나 말한다

우리의 슬픔

우리의 약속

그리고 끝나지 않는 사랑을

 

남현설 표지모델사진.jpg

 

약력

포항 출신, 2023년 에세이문예 시 등단, 2025년 에세이문예 수필 등단, 2024년 에세이문예작가상 수상,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권대근문학상운영위원회 사무국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이사, 에세이문예 편집차장, 다스림부산 동인

녹조근정훈장 수훈

 

시해설/권대근(문학평론가)

 

이 시 <그날의 골목>에는 2022년 이태원 골목에서 일어난 참사를 소환해서 추모하는 작가의 정신이 녹아 있어 감동을 준다. 들뢰즈의 사건의 존재론으로 읽을 때, 단순한 추모의 서정을 넘어 사건 자체의 존재론적 진동을 드러낸다. 들뢰즈에게 사건은 이미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생성 중인 현실의 균열이며, 사유를 새롭게 조직하는 힘이다. 시 속 숨을 죽인 골목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억눌린 생의 에너지가 잠재하는 장소로서의 사건 공간이다. 그 골목에서 사라진 청춘의 웃음과 흩어진 별들은 완결된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현재를 교란하며 다시 생성되는 아픔으로 시인의 감각 속에 되살아난다. '아픔은 바람에도 지워지지 않'았다는 어구는 시적 화자는 고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존재의 깊은 층위에서 사건이 품은 잠재적 저항의 힘을 언어로 불러낸다.

이 시의 저항성은 직접적인 정치적 외침이 아니라, “국가는 없었다라는 절제된 진술 속에서 더욱 강력하게 발화된다. 이는 들뢰즈가 말한 소수자의 언어’, 즉 거대 서사와 체제의 문법을 벗어나 사건의 비명을 발화하는 예술적 행위에 가깝다. 시인은 슬픔과 분노를 단순히 감정적으로 호소하지 않고, 그것을 언어의 깊은 윤리적 차원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 즉 기억과 책임의 연대를 선언한다. 이 시는 마틴 루터킹의 "이 시대의 최대 비극은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다."라고 한 말을 소환한다. 단지 비극을 애도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와 사회의 무관심이 남긴 침묵의 틈을 언어로 균열내는 행위, 곧 사건을 다시 존재하게 하는 윤리적 창조 행위를 통해 우리는 시적 화자의 저항정산을 볼 수 있다. <그날의 골목>은 그래서 기억의 시이자, ‘저항의 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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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교수 추천, 이 한 편의 시, 남현설의 '그날의 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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