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65세)] = 세계보건기구(WHO)가 2025년 4월 발표한 새로운 사람의 연령 분류는, 우리가 익숙하게 써온 ‘청년–중년–노년’의 삼분법을 근본에서부터 흔들고 있다.
세계 평균수명 73.3세 시대, WHO는 인생을 다섯 단계로 재구성하며 각 시기의 역할과 가치까지 새로 정의했다.
이는 단순한 연령 조정이 아니라 삶의 구조 자체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라는 시대적 요구다.
WHO의 새 기준은 다음과 같다.
● 미성년(0~17세): 생리·심리 성장의 핵심기
● 청년(18~65세): 사회의 핵심 노동력, 평생학습 시대
● 중년(66~79세): 경험 전수와 재도약의 시기
● 노년(80~99세): 건강 중심의 삶의 질 추구
● 장수자(100+): 인간 수명의 확장, 사회 지원의 상징
이 분류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나이는 숫자지만, 그 숫자를 대하는 사회의 태도는 더 이상 과거의 틀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먼저 미성년기는 단지 ‘학교에 다니는 시절’이 아니다.
정서·심리 발달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이며 교육·돌봄이 핵심 과제다.
입시 경쟁에 매몰되어 아이들의 내적 성장을 놓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육 체계를 돌아보게 한다.
이어지는 청년기(18~65세)는 WHO가 가장 과감하게 재정의한 영역이다.
단숨에 47년의 광대한 시기를 하나의 ‘청년기’로 묶었다.
이는 지식의 유효기간이 짧아지고 기술 변화가 가속된 현대 사회에서, ‘평생 학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국 사회가 이 구간에 있는 국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떠안기고 있는 현실 역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중년기(66~79세)는 WHO가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구간이다.
이들은 더 이상 ‘퇴직 이후 여생을 보내는 집단’이 아니라, 경험과 지혜를 사회로 환원하는 최고급 자원이다.
창업, 교육, 멘토링 등 다양한 방식의 사회적 기여가 가능하며, 지금까지 소외되어온 이 세대의 재발견이 필요하다.
노년기(80~99세)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는가’를 중심에 놓는다.
건강과 삶의 질, 관계 회복, 사회적 활동이 핵심 지표이며, 기존의 연금·병원 중심 복지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한편 100세 이상의 장수자는 더 이상 신기한 존재가 아니다.
인간 수명의 확장을 상징하는 이 단계는 의료·복지·사회 구조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이 모든 변화를 관통하는 결론은 명확하다.
우리는 더 이상 20세기식 ‘청·장·노’의 틀로 인생을 설계할 수 없다.
나이는 단순한 생물학적 지표가 아니라, 사회가 어떻게 사람을 대하고 어떤 역할을 부여하는지 보여주는 문화적 지표다.
WHO의 새 기준은 우리에게 숙제를 남긴다.
생애주기별 정책 재정립, 평생 학습체계 강화, 중·노년의 사회적 역할 확장, 건강 중심 복지로의 전환 등 사회적 체질 개선 없이는 100세 시대를 온전히 맞을 수 없다.
인생은 이제 더 길고, 더 분화되고, 더 역동적이다. WHO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 인생을 다시 정의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