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2025년 12월 26일, 한중 관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기묘한 지점에 우리가 서 있다. 오늘은 신중국을 건설한 마오쩌둥(毛澤東) 탄신 132주년이자, 오랜 시간 한중 가교 역할을 자처해 온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의 65세 생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 나라 언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한중기자연맹’의 닻을 올리는 날이기도 하다.
이 우연 같은 필연의 조합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중 관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냉전의 유산과 경제적 상호의존, 그리고 갈수록 깊어지는 문화적 갈등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이정표를 세워야 하는가.
● 마오쩌둥이라는 거울, 그리고 오늘의 중국
132년 전 태어난 마오쩌둥은 중국에 ‘자립’과 ‘존엄’이라는 근대적 가치를 심었다.
비록 그 과정에서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라는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그가 세운 '신중국'의 골격은 오늘날 G2로 우뚝 선 중국의 토대가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마오 시대의 폐쇄적인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다.
'중국몽(中國夢)'이라는 거대한 기치 아래 세계 질서의 재편을 꿈꾸는 전략적 국가다.
우리에게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자 안보의 핵심 변수인 동시에, 때로는 가치관의 충돌을 빚는 불편한 이웃이기도 하다.
마오의 탄신일을 기리는 오늘,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거대해진 중국'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직시하고 대응할 것인가라는 냉엄한 현실이다.
● 민간 외교의 헌신, 이창호 위원장의 65년
국가 간의 관계가 경직될수록 빛을 발하는 것은 민간의 영역이다.
오늘 65세 생일을 맞은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의 궤적은 그 자체로 한중 현대사의 한 단면이다.
'관(官)'이 풀지 못하는 매듭을 '민(民)'의 유연함으로 풀어내고자 했던 그의 헌신은, 한중 관계가 단순히 수치상의 교역량을 넘어선 '사람과 사람의 만남'임을 일깨워준다.
공자는 60세를 이순(耳順)이라 하여 귀가 순해져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다고 했고, 70세를 종심(從心)이라 하여 마음 가는 대로 행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중간 지점인 65세의 이 위원장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갈등의 소음 속에서 본질을 듣고, 양국의 이익이 만나는 지점을 찾아내는 노련한 '중재의 미학'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 한중기자연맹, '확증편향'의 파고를 넘어서
오늘 공식 출범하는 '한중기자연맹'은 이번 12월 26일의 가장 고무적인 성과다.
최근 몇 년간 한중 관계를 악화시킨 주범 중 하나는 양국 네티즌 간의 감정 섞인 공방과 이를 자극적으로 중계한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였다.
이른바 '확증편향의 늪'에 빠진 언론 지형이 양국 국민의 상호 혐오를 부추긴 측면이 크다.
언론은 사실(Fact)을 보도하는 것을 넘어, 상대의 맥락(Context)을 이해시키는 창구가 되어야 한다.
한중기자연맹의 창립은 단순히 정보 교류를 넘어,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고 '역지사지'의 관점을 견지하겠다는 선언이다.
하나. 사실에 기반한 냉철한 비판, 무분별한 찬사나 근거 없는 비난이 아닌,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보도.
둘. 문화적 감수성의 회복, 사소한 오해가 혐오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성숙한 보도 윤리.
셋 미래 지향적 담론 형성, 청소년,청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 모델 제시.
이 세 가지는 새로 출범하는 연맹이 짊어져야 할 시대적 소명이다.
●공존을 위한 새로운 문법
한중 관계는 이제 '전략적 동반자'라는 수사적 표현을 넘어, 실질적인 '공존의 문법'을 정립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마오쩌둥의 역사적 무게를 되새기고, 이창호 위원장의 민간 외교 성과를 계승하며, 한중기자연맹의 새로운 시각으로 무장해야 한다.
우리는 이웃을 선택할 수 없다. 그러나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는 선택할 수 있다.
오늘 이 세 가지 사건의 교차점이, 한중 양국이 서로를 향한 날 선 시선을 거두고 맑은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소통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언론이 길을 열고, 민간이 다리를 놓으며, 역사가 그 방향을 증명할 것이다.
글: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