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4(화)
  • 전체메뉴보기
 
  • 정체의 시간, 순환의 정치

[대한기자신문 송면규 논설위원(박사)] 정치 뉴스가 연일 침체교착이라는 단어로 도배되는 것을 우리는 흔히 경험한다. 선거 결과가 정해지지 않거나, 정책 논의가 늦춰지고, 국회가 공전하는 순간마다 사람들은 정치가 멈춰버린 듯 느낀다. 그러나 이러한 정체는 단순히 위기나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자연스러운 리듬일 수 있다.

 

나는 이를 정체 순환론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정치적 변화와 흐름에는 반드시 멈춤과 침묵의 시기가 존재한다는 생각에서다. 강물이 잠시 잔잔해지는 구간이야말로 다음 급류를 위한 준비 단계가 되듯, 정치도 일정한 정체를 통해 다음 변화를 예비한다.

 

예를 들어, 정치권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놓이는 순간, 사회는 일시적으로 답답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민들은 기존 정책과 정치인을 재검토하고, 새로운 요구와 목소리를 형성한다.


송면규 논설위원.jpg
대한기자신문 송면규 논설위원(박사)

 

이는 단순한 정지가 아니라, 순환의 필수 단계이다. 정치적 순환에서 멈춤이 없다면, 변화는 항상 격렬하고 충격적으로만 찾아오게 된다.

 

정체의 순간은 또한 과 같다. 숨을 멈춘 상태에서 몸이 준비된 후 다시 호흡을 시작하듯, 정치적 침묵은 새로운 정치적 흐름의 전주곡이 된다. 우리는 종종 멈춤을 무능과 동일시하지만, 순환론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성숙과 숙고의 시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시민과 정치권 모두 이 정체를 두려워할 때 발생한다. 끊임없는 속도와 성과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멈춤을 용납하지 않으면, 정치 순환은 불안정해지고, 민주주의는 취약해진다. 정체를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 필수적이다.

 

정치가 흘러가는 속도와 방향은 일정하지 않다. 오히려 흐름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 즉 정체의 순간이 있을 때, 민주주의는 더 단단해지고 지속 가능해진다. 우리는 멈춤을 위기가 아닌 순환의 일부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준비해야 한다.

 

정체는 정지와 다르다. 정체는 준비이고, 숨이며, 다음 물결을 위한 전조이다. 정치가 잠시 멈춰 있을 때, 우리는 그 속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이러한 순환 속에서 성장한다.

 

후원카드.jpg

 

위 내용에 관해 조금 더 관심 있는 분은 필자가 집필한 정체 순환론을 교보문고 등을 통해 e-Book으로 만나보실 수 있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대한기자신문]“정체 순환론” 고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