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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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훈 전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KDI 연구위원을 거쳐 국회에서 예결위와 기재위 등 경제 관련 핵심 상임위에서 잔뼈가 굵었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발행인] 이재명 기획예산처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는 진영 논리에 매몰되어 코드 인사보은 인사가 횡행하던 우리 정치사에서, 야당 중진 출신의 경제 전문가를 국정의 핵심 보직에 기용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파격이자 신선한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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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발행인

 공자(孔子)는 일찍이 논어(論語) ‘자로(子路)’ 편에서 정치를 묻는 제자에게 먼저 유관 부서의 관리를 살피고, 작은 과실을 용서하며, 현명한 인재를 등용하라(先有司, 赦小過, 擧賢才)”고 답했다.

 

여기서 핵심은 거현재(擧賢才)’, 즉 진영과 계파를 떠나 오직 실력과 덕망을 갖춘 인재를 뽑아 쓰는 데 있다.

 

이혜훈 전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KDI 연구위원을 거쳐 국회에서 예결위와 기재위 등 경제 관련 핵심 상임위에서 잔뼈가 굵었다.

 

특히 합리적 보수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시장의 원리와 복지의 균형을 고민해 온 인물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수호하면서도 민생의 고통을 덜어내야 하는 기획예산처의 수장으로서 전문성만큼은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가 단순한 보여주기식 협치나 야당 세력 약화를 위한 진영 흔들기에 그쳐선 안 된다.

 

공자는 군자는 화합하되 동화되지 않고, 소인은 동화되되 화합하지 못한다(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고 했다.

 

진정한 탕평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데려다가 내 편으로 만드는 ()’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국가적 대업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여야 한다.

 

이 전 의원의 등용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이념적 지평이 단순히 ()’에 머물지 않고 국익이라는 거대한 바다로 나아가겠다는 신호탄이 되어야 한다.

 

기획예산처는 국가의 곳간을 관리하는 곳이다. 인기영합주의적 포퓰리즘을 경계하고,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위한 예산 배분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보다, 정권의 실책을 직언할 수 있는 반대편의 인재가 더 절실할 수 있다.

 

야당 또한 이를 배신이나 야합의 프레임으로만 바라볼 일이 아니다. 인재가 국가를 위해 쓰이는 것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공자는 현자를 등용하면 백성이 복종한다(擧直錯諸枉, 則民服)”고 했다.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결국 누가 더 국가의 위기를 해결할 적임자를 내세우느냐에 달려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번 인사가 정략적 수사가 아닌, 진정한 거현(擧賢)’의 실천임을 증명해야 한다.

 

인재를 얻는 것은 천하를 얻는 것과 같다. 만약 이 전 의원이 초대 장관으로서 소신 있게 예산의 기틀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을 보장받는다면, 그것이야말로 갈등의 정치를 끝내고 대화와 상생의 정치를 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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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정적(政敵)’까지 끌어안는 탕평, 공자의 ‘거현(擧賢)’ 정신으로 완성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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