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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에 갈매기가 새해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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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원 詩


을왕리 바다에

해가 먼저 도착한다


어젯밤의 파도는

아직 잠에서 덜 깼는데

갈매기 한 마리

하얀 목으로

새해를 부른다


발자국이 지워진 모래 위에서

시간은 다시

처음의 얼굴을 한다


사람보다 먼저

바다는 약속을 지키고

갈매기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채

하늘을 연다


새해란

이렇게

말없이 시작되는 것


● 해설


이 시는 을왕리라는 구체적 공간을 통해 새해의 의미를 자연의 질서 속에서 포착한다.


갈매기는 인간의 기대나 계획과 무관하게 새해를 맞이하는 존재로, 욕망 이전의 순수한 시작을 상징한다.


‘발자국이 지워진 모래’는 지난해의 흔적이 사라진 상태를,

‘해가 먼저 도착한다’는 표현은 의지보다 앞서는 시간의 흐름을 의미한다.


이 시에서 새해는 다짐이나 선언이 아니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이미 시작되어 있는 상태로 그려진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새해의 본질에 가깝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김채원(金采媛)전문기자 kcunews@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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