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김채원 기자] 민수기의 히브리어 제목은 '베미드바르(Bamidbar)', 즉 '광야에서'라는 뜻입니다. 성경의 네 번째 책인 민수기는 화려한 성전이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 아닌, 거칠고 메마른 '광야'에서 시작됩니다.
광야는 길이 없는 곳입니다. 내 힘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고, 한 치 앞의 방향도 가늠하기 어려운 막막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바로 그 결핍의 장소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말씀하셨습니다. 1장 1절은 하나님이 정적인 분이 아니라, 우리 삶의 가장 척박한 현장 속에 직접 찾아와 말을 건네시는 '찾아오시는 하나님'임을 선포합니다.
출애굽 후 2년, 이제 이스라엘은 오합지졸 노예 집단이 아닌 거룩한 군대로 재편성되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계수하며 그들에게 정체성을 부여하십니다.
우리 역시 인생의 광야를 지날 때가 있습니다. 고독과 침묵만이 가득한 것 같은 그 시간에, 하나님은 회막(만남의 장막)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광야는 버려진 땅이 아니라, 하나님의 음성을 가장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 '지성소'로 변모합니다. 오늘 이 말씀은 우리에게 위로를 줍니다. 세상은 우리를 숫자로 기억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이름'으로 부르시며 영적 전쟁을 이겨낼 군사로 세워 가십니다.
[기도문]
광야의 길을 여시고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인도하시는 에벤에셀의 하나님,
오늘 민수기의 첫 문장을 마주하며, 메마른 광야 한복판에서 모세를 부르셨던 주님의 음성을 저희도 듣기 원합니다. 인생의 거친 바람이 불어오고 사방이 막막하여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우리가 처한 곳이 저주의 땅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는 '회막'임을 깨닫게 하옵소서.
주님, 세상을 살아가며 때로는 이름 없는 자처럼 소외되고, 메마른 광야에 홀로 던져진 것 같은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세밀하게 살피시고, 그 거룩한 군대의 명부에 우리의 이름을 적어 넣으셨음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저희의 삶이 단순히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되지 않게 하시고, 약속의 땅을 향해 전진하는 거룩한 행진이 되게 하옵소서. 광야의 결핍 속에서 주님의 말씀만이 유일한 양식임을 깨닫게 하시며, 매일의 삶 속에서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옵소서.
우리의 인도자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