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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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에게 던진 말, 공직 리더십의 자격을 묻다

 

[대한기자신문=사설] 공직 후보자의 말 한마디는 개인의 성정(性情)을 넘어 공공의 기준을 드러낸다. 최근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의원실 인턴에게 했다고 알려진 발언들은 그 기준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묻게 한다

 

얼마나 더 설명해야 이해하겠느냐”, “아이큐가 한 자리수냐”, “정말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표현은 직무 지도의 언어라기보다 인격을 겨냥한 폭력에 가깝다.

 

국회 인턴은 권력의 주변부에 서 있다. 계약 기간은 짧고, 평가와 추천은 상급자의 손에 달려 있다. 반박하기 어렵고, 침묵이 생존 전략이 되기 쉬운 구조다.

 

이런 관계에서 오가는 말은 농담이나 감정의 표출로 축소될 수 없다. 말은 곧 권력이고, 그 권력이 아래를 향할 때 상처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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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에게 요구되는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학습과 성장의 기회다. 실수의 순간을 모욕으로 덮는 조직은 인재를 키우지 못한다.

 

공직사회가 요구하는 리더십은 성과 이전에 품위다. 지도자는 설명의 의무를 지며, 이해를 돕는 책임을 진다.

 

좌절과 분노가 있더라도 그것을 언어로 절제하는 능력이 공적 자리의 최소 조건이다. 특히 경제 사령탑은 수치와 정책만이 아니라 수많은 현장 인력의 신뢰를 관리해야 한다.

 

말의 무게를 가늠하지 못한다면 정책의 무게도 설득하기 어렵다.

 

이번 논란은 특정 인물의 과거를 넘어서 우리 정치의 인턴 문화, 나아가 공공조직의 교육 방식을 돌아보게 한다.

 

강한 말이 성과를 낳는다는 오래된 오해를 걷어내야 한다. 엄정함과 모욕은 다르다. 훈육과 인신공격은 결코 같은 선상에 놓일 수 없다.

 

게다가 국회의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인턴은 국가의 미래다. 위로 올라갈수록 언어는 낮아져야 한다는 오래된 격언을 되새길 때다.

 

공직자의 말은 기록으로 남고, 그 기록은 신뢰의 척도가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보다 성찰이며, 해명보다 제도적 개선이다. 인턴이 존중받는 조직만이 공공의 신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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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사설] 권력의 언어는 어디를 향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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