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이강문 기자] 새해의 문턱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이 여덟 글자는 단순한 길상의 문구를 넘어, 한 해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이자 다짐이다.
입춘은 계절의 전환점이지만, 동시에 마음의 방향을 새로 세우는 시간이다. 얼어붙은 땅속에서 봄기운이 움트듯, 보이지 않던 가능성과 희망이 다시 고개를 든다.
‘대길’은 요행이 아니다. 스스로를 다잡고 하루하루를 성실히 살아낸 이에게 비로소 허락되는 결과다. ‘건양’은 양기를 세운다는 뜻이지만, 이는 단지 자연의 기운만을 말하지 않는다.
무너진 신뢰를 다시 세우고, 지친 공동체에 온기를 불어넣는 인간의 의지가 곧 건양이다. 그 위에 쌓이는 ‘다경’, 즉 많은 경사는 혼자가 아닌 함께의 기쁨일 때 비로소 완성된다.
입춘대길 건양다경은 그래서 개인의 안녕을 넘어 사회의 회복을 기원하는 말이 된다. 갈등과 불신, 분열로 얼어붙은 현실 속에서도 다시 대화의 봄을 열고, 책임과 상식이 통하는 질서를 세우자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선언이다. 말은 짧지만, 그 안에는 성찰과 실천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담겨 있다.
올해의 입춘이 단순한 인사말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각자의 자리에서 양심을 세우고, 관계를 회복하며, 작은 선의를 반복하는 것이 곧 ‘건양’의 시작이다.
그 위에 쌓일 ‘다경’은 숫자로 셀 수 없는 신뢰와 연대의 결실일 것이다. 봄은 저절로 오지만, 대길은 준비된 이의 몫이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이 오래된 문장이 오늘 다시 새롭게 읽혀야 할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