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김지윤 한중칼럼니스트] 정부가 최근 1인 창업 활성화를 위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창의성을 핵심 자산으로 하는 ‘예술가’들은 1인 창업의 가장 강력한 후보군이다.
하지만 현장의 예술가들에게 ‘창업’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낯설고, 때로는 ‘예술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상업적 행위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단언컨대, 현대 사회에서 예술가에게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예술가도 창업이 필요한 이유와 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제언하고자 한다.
◆ 왜 예술가에게 ‘창업’이 필요한가?
첫째, 창작의 자유를 위한 경제적 자립(Sustainability)이다.
과거의 예술가가 소수의 후원자(메디치)에게 의존했다면, 현대의 예술가는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스스로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정부의 보조금이나 공모전에만 의존하는 ‘천사형 예술가’ 모델은 일시적인 생명 연장은 가능케 하지만, 장기적인 창작 동력을 제공하지 못한다. 스스로 수익 모델을 구축한 예술가는 외부의 압력이나 유행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예술적 가치를 끝까지 고수할 수 있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
둘째, 예술적 가치의 사회적 확산(Social Impact)이다.
예술가의 작품이 작업실 안에만 머문다면 그것은 개인의 유희에 그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창업의 형태를 빌려 자신의 예술을 서비스화하거나 상품화하면, 더 많은 대중이 그 가치를 소비하고 향유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예술이 가진 치유, 성찰, 즐거움의 기능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셋째, 기술 융합 시대의 대응(Innovation)이다.
회화와 IT, 도자기와 옻칠등을 결합해 여러분야로의 지평을 넓혔듯, 현대 예술은 기술(IT), 경영, 복지 등 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창업가 정신은 이러한 융복합의 과정에서 예술가가 주도권을 잃지 않고 프로젝트의 중심(Pivot) 역할을 할 수 있게 돕는다.

◆ 예술가 창업,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정부의 지원을 지렛대 삼아 성공적인 1인 창업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차원의 준비가 필요하다.
① 예술적 정체성의 브랜딩 (Value Proposition)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예술을 ‘상품’이 아닌 ‘가치’로 정의하는 것이다.
• 준비 사항: "나의 예술이 누구에게, 어떤 정취와 영감을 주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려야 한다. 이를 경영학에서는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라 한다. 대중은 단순히 그림이나 도자기를 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서사와 세계관을 구매한다. 자신의 작업 철학을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스토리텔링’ 능력을 길러야 한다.
② 관객 분석과 타겟 마케팅 (STP 전략)
"모든 사람이 내 작품을 좋아할 것"이라는 기대는 창업가로서는 위험한 생각이다.
• 준비 사항: 나의 작품에 열광할 핵심 관객(Core Audience)을 세분화해야 한다. 고가 컬렉터를 공략할 것인지, 생활 속 예술을 원하는 대중을 공략할 것인지에 따라 홍보 채널과 가격 전략이 완전히 달라진다. 정부 지원 사업을 신청할 때도 이 '타겟팅'이 명확할수록 선정 확률이 높아진다.
③ 최소 기능 제품(MVP)의 실험 (Lean Startup)
큰 자본을 들여 전시를 열거나 공방을 차리기 전에, 자신의 예술적 아이템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 준비 사항: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작업 과정을 공유하거나, 소규모 워크숍을 열어 잠재 고객의 반응을 살피는 '린 스타트업' 방식을 도입하라. 1인 창업은 유연성이 무기다. 대중의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작품 활동이나 서비스 구성에 반영하는 기민함이 필요하다.
④ 행정 및 법률적 기초 체력 (Admin &Law)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서류의 언어’를 익혀야 한다.
• 준비 사항: 사업계획서 작성법, 기본적인 회계 지식,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저작권 및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자신의 창작물을 어떻게 법적으로 보호하고 가치화할 것인지에 대한 지식은 창업가의 가장 강력한 방어기제다.
◆ ‘치유하는 예술가’에서 ‘혁신하는 창업가’로
정부의 1인 창업 지원 정책은 예술가들에게 거대한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 이제 예술가는 자신의 재능을 골방에 가두지 말고, 경영이라는 도구를 활용해 세상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예술과 경영은 대척점에 있지 않다. 오히려 경영은 예술가의 창의성이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뿌리’와 같다. 예술가들이 경영적 마인드와 예술적 영감을 조화시킨다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운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예술가여, 당신의 창의성을 경영하라. 그것이 당신의 예술을 지키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혁신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