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이정대 기자]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주권의 근간이다. 그 신뢰가 흔들릴 때 국가는 내부로부터 잠식된다.
작금 일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아무런 객관적 증거나 법적 판단없이 ‘부정선거’ 주장을 반복·확산하는 현상은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공적 질서를 흔드는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지만, 그것이 무제한의 허락은는 아니다. 허위 사실의 조직적 유포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법적 책임이 뒤따른다.

현행 법체계는 이미 여러 장치를 두고 있다.
첫째, 공직선거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경우 처벌하는 규정이 있다.
선거 기간 중은 물론,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침해하는 허위 정보 유포는 형사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둘째, 특정 후보자나 선거관리기관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형법상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다.
사실 적시든 허위 사실이든 공공의 이익과 무관하고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면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셋째, 정보통신망을 통한 반복·대량 유포는 가중 요소가 될 수 있으며, 피해 기관이나 개인은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법의 칼날은 신중해야 한다. 선거 제도에 대한 비판과 의혹 제기 자체를 봉쇄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의혹 제기’와 ‘허위 단정’의 경계다.
합리적 근거와 자료에 기초한 문제 제기는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높인다.
반면, 이미 사법부 판단과 공적 검증을 거친 사안을 계속해서 음모론으로 재포장해 확산하는 행위는 공론장을 오염시킨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해석하면서도, 악의적·반복적 허위 유포에는 엄정한 책임을 묻는 태도를 보여 왔다.
플랫폼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알고리즘이 자극적 콘텐츠를 증폭시키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허위 정보는 눈덩이처럼 커진다.
투명한 기준에 따른경고·노출 제한·수익 차단등 단계적 조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선거관리기관은 데이터 공개와 절차적 설명을 강화해 불신의 여지를 줄여야 한다.
특히 선거관리의 데이터 투명성은, 음모론의 배제시키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결국 해법은 법적 대응과 시민적 성숙의 병행이다. 근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이 나라를 망친다는 과장은 경계해야 하지만, 신뢰를 갉아먹는 허위의 반복이 공동체에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표현의 자유를 지키되, 허위의 자유까지 허용할 수는 없다.
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엄정히 작동하고, 공론장은 사실과 증거 위에서 재건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신뢰로 서고, 신뢰는 책임 있는 말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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