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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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면 선(善)은 조용하고 은밀하다. 매일 새벽 거리를 쓰는 환경미화원의 빗자루 소리, 폐지를 줍는 노인의 손을 말없이 잡아주는 행인의 온기, 익명으로 기부금을 건네는 평범한 이웃의 몸짓에는 소음이 없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 세상이 흉흉하다는 탄식이 끊이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은 보이스피싱 사기, 묻지마 강력 범죄, 그리고 누군가를 헐뜯고 비난하는 혐오의 언어들이다.

 

악인(惡人)들의 큰 목소리는 언제나 크고 자극적이어서, 우리는 종종 이 세상이 거대한 악의 구렁텅이로 변질됐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숨 쉬고 발붙인 이 땅을 지탱하는 진짜 힘은, 소란스러운 악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선의(善意)에서 나온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은 침묵은 금이요, 웅변은 은이라고 했다.

 

이 격언은 도덕적 세계관에도 적용된다. 악은 속성상 자신을 과시하고 선전하며 존재감을 드러내야만 세력을 확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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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선()은 조용하고 은밀하다. 매일 새벽 거리를 쓰는 환경미화원의 빗자루 소리, 폐지를 줍는 노인의 손을 말없이 잡아주는 행인의 온기, 익명으로 기부금을 건네는 평범한 이웃의 몸짓에는 소음이 없다.

 

조용한 다수가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통계학적으로 보더라도 선한 의지를 가진 이들이 악인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증거는 도처에 있다.

 

만약 세상에 악인이 더 많았다면, 인류의 문명은 진작에 자멸의 길을 걸었을 것이다.

 

경제학의 신뢰 자본이론에 따르면, 사회 구성원 간의 최소한의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 시스템은 작동을 멈춘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만나는 낯선 이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내가 맡긴 물건이 안전하게 배송될 것이라는 확신은 세상이 기본적으로 선한 이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물론 악은 강렬하다. 흰 도화지 위에 떨어진 검은 먹물 한 방울처럼, 수많은 선행보다 단 하나의 악행이 우리의 뇌리에 더 깊이 각인된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이를 인간의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으로 설명한다.

 

생존을 위해 위험 신호()를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도록 설계된 탓에, 우리는 99명의 선인보다 1명의 악인에게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이 편향이 우리로 하여금 세상이 썩었다는 비관론에 빠지게 만든다.

 

하지만 인류 역사의 궤적을 돌이켜보라. 노예제 폐지, 여성 참정권 획득, 인권 의식의 신장 등 거대한 진보는 언제나 정의를 열망하는 다수의 선한 의지가 결집했을 때 일어났다.

 

악은 잠시 승리하는 듯 보일지 몰라도, 결국 역사의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퇴장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낙망(落望)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고 했다.

 

세상에 대한 낙관을 포기하는 것은 곧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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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새 시대를 이끄는 시진핑과 한중관계》 저자.

 

우리는 이제 선의의 총량을 믿어야 한다. 뉴스에 나오는 흉악범의 소식에 분노하기보다, 그 사건 뒤에서 피해자를 돕기 위해 손을 내미는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와 시민들을 주목해야 한다.

 

세상은 결코 악인들의 무대가 아니다.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타인을 배려하는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이웃들이야말로 이 세상의 진짜 주인공이다.

 

악은 비대해 보일 뿐, 결코 다수가 될 수 없다. 오늘도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고, 떨어진 물건을 주워주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직하게 땀 흘리는 이들이 있기에 지구가 자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세상은 여전히 살만하며, 착한 사람은 언제나 악한 사람보다 많다. 이 단순한 진리를 믿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더 나은 내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새 시대를 이끄는 시진핑과 한중관계저자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leechangho2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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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선의(善意)의 총량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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