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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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컨대 설교문을 AI가 작성하고, 경전 해설을 알고리즘이 요약하는 현실에서 종교인의 정체성은 단순 전달자가 아닌 ‘해석자’로 재정립돼야 한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사고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며, 상담까지 수행한다.

 

한때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창의성과 판단의 기능이 기계에 의해 재현되는 시대다. 이 변화 앞에서 종교인은 어떤 윤리적 좌표를 세워야 하는가.

 

종교는 본래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는 데서 출발했다.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영역을 신앙이 감싸왔고, 공동체의 도덕적 기준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AI는 초월적 권위를 대체하지는 않더라도, 인간의 역할 일부를 대행하며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요컨대 설교문을 AI가 작성하고, 경전 해설을 알고리즘이 요약하는 현실에서 종교인의 정체성은 단순 전달자가 아닌 해석자로 재정립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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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종교인은 기술을 거부하기보다 분별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종교는 인쇄술과 방송, 인터넷을 통해 확장돼왔다. AI 역시 도구일 뿐이다. 문제는 사용의 목적과 방향이다. 신앙의 깊이를 돕는 보조 수단인지, 권위를 포장하는 편의 장치인지에 따라 윤리적 평가는 달라진다. 기술은 중립적이지만, 사용하는 인간은 중립적이지 않다.

 

둘째, 진정성의 윤리를 지켜야 한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자신의 통찰인 양 제시하는 것은 신뢰를 훼손한다. 종교인의 언어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삶의 체험과 고뇌에서 비롯돼야 한다. 신앙의 권위는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진실성에서 나온다. AI를 활용하더라도 그 경계를 명확히 밝히는 투명성이 필요하다.

 

셋째, 인간 존엄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 한다.

 

AI가 판단을 대신하는 사회에서 종교는 인간의 고유 가치를 끊임없이 환기해야 한다. 효율과 속도가 지배하는 시대일수록, 약자와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연민과 책임의 언어는 더욱 중요해진다. 종교가 기술의 발전을 축복할 수는 있어도, 인간성의 훼손까지 용인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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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새 시대를 이끄는 시진핑과 한중관계》 저자.

 

넷째, 공동체의 윤리적 토론을 이끌어야 한다.

 

AI의 활용 범위, 데이터의 소유권, 감시 사회의 위험성 등은 단순 기술 문제가 아니라 도덕적 문제다. 종교인은 사회적 양심으로서 질문을 제기하고, 균형 잡힌 담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방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겸손을 배워야 한다.

 

AI가 인간의 지적 능력을 일부 능가하는 현실은 오히려 종교인에게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신앙은 경쟁이 아니라 성찰의 영역이다.더 빠르고 더 정확한 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묻는 일이다.

 

AI 시대에 종교인의 윤리는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다. 기술을 도구로 삼되 지배당하지 않고, 편의를 활용하되 진정성을 잃지 않으며, 효율을 인정하되 인간의 존엄을 우선하는 태도에 있다.

 

결국 종교의 사명은 변하지 않는다.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은 여전히 의미를 찾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AI가 아무리 정교해져도 영혼의 문제를 대신 답할 수는 없다.그 자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AI 시대 종교인의 윤리다.

 

/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새 시대를 이끄는 시진핑과 한중관계저자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leechangho2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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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칼럼] AI 시대, 종교인의 윤리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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