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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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107년의 함성, 다시 봄으로

 

이창호

 

백일곱 해의 바람이 분다

탑골의 하늘을 흔들던 그 숨결이

오늘 우리의 가슴을 두드린다.

 

종로의 돌계단을 타고 오르던

이름 없는 이들의 발자국,

그 떨림이 강이 되어

한반도의 들과 산을 적셨다.

 

총칼 앞에서도 꺾이지 않던

작은 목소리 하나,

대한독립 만세의 메아리는

겨울을 찢고 나온 봄의 싹이었다.

 

쓰러진 자리는 패배가 아니었다.

그 자리에 씨앗이 묻혔고

그 씨앗은 세대를 건너

오늘의 우리로 자라났다.

 

백일곱 해의 시간은

단지 숫자가 아니다.

잊지 않겠다는 다짐이며

자유를 향한 인간의 본성이다.

 

이제 우리는 묻는다.

그날의 만세가

오늘 우리의 정의가 되었는가.

그날의 용기가

오늘 우리의 책임이 되었는가.

 

봄은 다시 오고

태극기는 다시 바람에 선다.

역사는 멈추지 않는다.

자유 또한 완성형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억을 넘어 실천으로,

기념을 넘어 사명으로

삼일의 이름을 이어가리라.

 

태극기사진.jpg
이창호 대한기자신문 발행인

 

[해설]

 

이 시는 3·1운동 107주년을 맞아, 단순한 과거의 회고를 넘어 오늘의 책임과 연결하고자 한 작품이다. 19193월의 만세 함성은 특정 인물이나 집단의 소유가 아니라, 이름 없이 거리로 나섰던 민중의 용기에서 비롯되었다. 시는 그 이름 없는 발자국을 중심에 두어 독립운동의 본질이 민중적 각성에 있음을 강조한다.

 

씨앗의 이미지를 통해 3·1운동을 일회적 사건이 아닌, 세대를 관통하는 생명의 운동으로 형상화하였다. 쓰러짐은 끝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토양이 되었고, 그 희생은 오늘 우리의 자유로 이어졌다는 역사적 연속성을 담았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그날의 만세가 오늘 우리의 정의가 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기념일을 단순한 의례가 아닌 자기 성찰의 자리로 확장한다. 자유는 이미 얻어진 유산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켜내고 완성해 가야 할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결국 이 시는 107년 전의 함성을 오늘의 윤리와 책임으로 되살리자는 다짐이며, 3·1절이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사명임을 일깨우는 데 그 뜻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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