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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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 광화문(光化門). 이름 그대로 빛이 온 누리에 뻗어나가 감화시킨다는 뜻을 지닌 이 문은 단순한 궁궐의 정문을 넘어 대한민국의 상징적 중심이자 역사의 부침을 온몸으로 받아낸 유산이다.

 

2026, 우리는 유례없는 그 역사적 변곡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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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넷 검색 26.03.09


광화문이라는 이름이 명명된 지 600, 훈민정음이 세상에 반포된 지 580, 그리고 한글날 100돌을 맞이하는 해다.

 

이 상징적인 시점에 제기된 광화문 한글 현판 추가 설치논의는 단순한 복원 논쟁을 넘어, 우리 시대가 지향해야 할 '국가적 정체성'이 무엇인지 묻는 엄중한 질문이다.

 

문화적 주체성과 역사적 정통성의 충돌을 넘어

 

그간 광화문 현판을 둘러싼 논쟁은 소위 원형 복원이라는 명분 아래 한자 현판(19세기 말 경복궁 중건 당시 무관 임태영(?~?)이 썼던 해서체 현판 글씨, 필사본)이 주도해 왔다.

 

문화재청의 입장은 철저한 고증에 기반한 경복궁 중건 당시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우리는 비판적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문화재의 가치가 단지 특정 시점의 물리적 재현에만 머물러야 하는가?

역사는 박제된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생물이다.

 

광화문이 박정희 정권 시절의 콘크리트 한글 현판을 떼어내고 한자 현판으로 교체된 것은 학술적 고증 면에서는 타당했을지언정, 국민적 정서와 시대적 요구라는 측면에서는 미완의 과제를 남겼다.

 

세종대왕 동상이 서 있고 한글문화의 중심지인 광화문 광장에서, 정작 그 배경이 되는 문에는 우리 글이 한 글자도 없다는 아이러니는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상실감을 주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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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화문 광장,세종대왕 동상/대한기자신문

 

세종의 애민정신, 광화문에 다시 새기다.

 

한글 현판 설치가 갖는 가장 큰 함의는 세종 정신의 복원이다. 훈민정음은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민본주의의 산물이다.

 

권력이 지식을 독점하던 시대에 백성을 위해 글자를 만든 통치자의 마음이 580년의 시간을 뚫고 광화문에 새겨지는 일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하는 상징적 행위와 같다.

 

광화문 이름 600돌은 이 논의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1426(세종 8) 집현전 학사들이 지어 올린 이름 광화(光化)’는 세종의 통치 철학이 투영된 결정체다.

 

그 이름에 걸맞은 옷을 입히는 과정에서, 세종이 직접 창제한 우리 글자를 사용하는 것은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는 길이다.

 

21세기 한글 현판’,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

 

이번 추가 설치 지지 여론은 단순한 한자 현판의 철거를 의미하지 않는다. 기존의 역사적 복원물은 존중하되, 대한민국의 현재적 가치를 담은 한글 현판을 병행하거나 상징적 위치에 추가함으로써 역사의 층위를 두텁게 하자는 합리적 대안이다.

 

광화문1.png
사진: 인터넷 검색 26.03.09

 

▪︎디자인의 품격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전통의 무게와 현대적 미감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

 

▪︎시민적 합의

이는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라,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의 문'을 만드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미래 세대로의 연결

한글 현판은 K-컬처가 세계를 선도하는 지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정체성을 단번에 각인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문화 자산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의 얼굴을 바로 세우는 대장정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무엇이 진짜 광화문의 모습인가를 두고 다다. 하지만 진정한 복원은 나무와 돌의 재현에 그치지 않고 그 공간에 담긴 정신을 현대적으로 되살리는 데 있다.

 

광화문 한글 현판은 단순히 글자 하나를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사대주의의 잔재나 박제된 과거를 넘어, 우리 스스로의 글과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얼굴을 당당히 드러내는 문화적 독립 선언이다.

 

한글날 100돌과 반포 580돌을 맞는 이 시점, 광화문 한글 현판 설치라는 역사적 대장정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소명이다.

 

세종의 정신이 21세기 서울의 한복판에서 한글로 빛날 때, 비로소 광화문은 진정한 '빛의 문'으로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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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사진: 이창호(李昌虎)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겸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한중기자연맹 회장, 중국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위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명예/종신교수, Marquis Who’s Who 등재 저자, 《새 시대를 이끄는 시진핑과 한중관계》 저자.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leechangho2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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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광화문의 ‘얼굴’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한글 현판, 600년 역사의 마침표이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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