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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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자의 이 시는 노년의 정서를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비유로 치환함으로써 강렬한 대비를 형성한다. “죽지 못하는 늙은 슬픔”과 “썩지 못하는 낡은 절망”은 생물성과 비생물성의 경계를 교차시키며, 자연적 소멸이 불가능한 현대 문명의 비극을 노년의 감정에 투사한다. 특히 ‘썩지 못한다’는 표현은 단순한 부패의 지연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해소되지 못하는 정서의 고착 상태를 의미한다

노년의 뜰 

  – 플라스틱 쓰레기

 

허영자/ 시인 (현대문학 등단, 성신여대 명예교수)

허영자 시인.jpg

 

죽지 못하는

늙은 슬픔이 있듯이

 

여기

 

썩지 못하는

낡은 절망이 있네.

 

 

▲시해설/권대근(문학평론가, 중국하북미술대학 객좌교수)

 

허영자의 이 시는 노년의 정서를 플라스틱 쓰레기라는 비유로 치환함으로써 강렬한 대비를 형성한다. “죽지 못하는 늙은 슬픔썩지 못하는 낡은 절망은 생물성과 비생물성의 경계를 교차시키며, 자연적 소멸이 불가능한 현대 문명의 비극을 노년의 감정에 투사한다. 특히 썩지 못한다는 표현은 단순한 부패의 지연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해소되지 못하는 정서의 고착 상태를 의미한다.

 

형식적으로도 이 시는 절제된 행 구성과 여백을 통해 의미의 밀도를 극대화한다. “여기라는 단일어의 독립 행은 공간적 현재성을 강조하며, 독자를 시적 현장으로 호출한다. 이 작품은 노년의 감정을 개인적 차원을 넘어, 문명적 폐기물과 결합된 존재론적 문제로 확장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형식적 완성도와 사유의 확장은 시적 긴장과 울림을 동시에 확보한 뛰어난 성취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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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교수 추천, 이 한 편의 시, 허영자 '노년의 뜰, - 플라스틱 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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